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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가 사는세상

러브버그: 사랑의 짝이자 산 정상의 침입자

1. 러브버그란 무엇인가

러브버그(Plecia nearctica 또는 한국에서는 Plecia longiforceps)는 홍등우단털파리로도 불리는 6–9 mm 정도의 작은 파리입니다. 몸통은 검은색이고, 머리 바로 뒤쪽 흉부(전흉)는 붉은 주황색을 띱니다.
이 곤충의 가장 큰 특징은 짝짓기 후 수일간 수컷과 암컷이 꼬리에 붙어 있는 채로 비행하는 ‘짝짓기 비행’인데, 이로 인해 ‘사랑벌레’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.

2. 생애 주기와 집단 발생의 이유

러브버그는 연 2회, 주로 4~5주간의 대규모 성충 출현기를 갖습니다. 봄(4‑5월)과 가을(8‑9월)에 집중적으로 발생합니다. 암컷은 한 번에 100~350개의 알을 써레기나 낙엽 같은 부패 유기물에 낳고, 유충은 수개월간 토양에서 썩은 식물 잔해를 먹으며 자라납니다.

출현 시 파리가 매우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:

  • 동기화된 탈피와 짝짓기 때문이며,
  • 서식지 변화(온난화, 도시 열섬 현상 등)로 인해 북쪽(서울·인천 포함)에서도 개체 밀도가 높아졌습니다. 특히 인천 계양산에서는 기후 적합성과 인간 활동 영향으로 최근 몇 년간 급증하였습니다.

3. 인천 계양산에서 많아진 이유

  • 2022년 서울에서 첫 발견 후 점차 북상하며 도심 주변 산지로 확산됐고 ,
  • 도시 온도 상승과 계양산 주변의 땅이나 낙엽층이 이들에게 서식지로 적합,
  • 산 정상 쉼터를 덮은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대중의 불안과 불쾌감을 유발.

인스타그램 영상에는 “산에 올라갔다가 기절할 듯”, “조리개 파리채도 작동 안 함”이라는 현장 목소리가 있었고, 실제 새까맣게 덮인 등산로 풍경이 “눈 뜨기 어렵다”는 보도를 통해 전해졌습니다.

4. 방제 및 대응 방법

① 자연적 방제

  • 건조한 겨울철이나 건기에는 유충이 죽으며 ,
  • 일부 새, 거미, 토끼풀벌레, 균류(Beauveria bassiana 등)가 유충·성충을 포식하거나 감염시켜 개체 수 조절에 기여합니다.

② 차량 및 외부 대응

  • 자동차 그릴을 막고 도시 여행 시 속도를 줄이면 덜 묻습니다,
  • 도로 여행은 밤에, 오전 10시–일몰 사이 활동 시간대를 피하면 좋고,
  • 비눗물로 적신 후 닦으면 페인트 손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.
  • 방충망·창문 스크린을 설치하여 가정 내 유입은 막고,
  • 살충제로 일시 억제는 가능하지만, 광범위 발생에 효과적이지 않으며 비표적 생물에 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.

③ 도시 차원 대응

  • 서울시·인천시는 화학 살충제보다는 물 분사, 조명 주변 흡착 트랩, 천연 균류 기반 방제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,
  • 조류 천적(참새·까치 등)도 늘어나며 자연 방제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.

5. 끝으로 – 짧은 성충기, 길고 강렬한 사랑의 흔적

러브버그는 인간에게 직접적인 해는 없지만, 다량 생존 시 시각적 불쾌감, 자동차 오염·과열, 옷·실외 공간 오염 등으로 생활 불편을 유발합니다. 그러나 이들은 생태계에서 분해자이자 꽃가루 매개자, 즉 익충입니다.
계양산에 출몰한 이유는 “기후+도심 열섬+산악 환경”의 복합 결과이며, 그 결과는 즐거운 산행을 위한 자연의 경고이자, 생태계 변화의 시그널이기도 합니다.